“보이지는 않지만 머릿속 말판 상상만으로 즐거워” (경북매일 2017.02.21.)
道시각장애인 윷놀이 대회
16개 지역서 100여명 참가
제비뽑기 방식으로 이색적
청도팀 극적 `우승`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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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윷놀이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흥에 겨워 윷을 놀리고 있다.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 제공 | ||
“와, 걸이다 걸, 성주가 또 이깄다. 벌써 6승째데이.”
최근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경북도내 16개 지역 시각장애인 100여 명이 참가하는 `시각장애인 윷놀이대회`가 개최된 것.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 문화여가지원팀의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포항, 청도, 성주 등 도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참가해 흥겨운 놀이마당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진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A조와 B조로 나뉘어 윷놀이를 했다.
윷이나 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탄성과 걸걸한 입담이 곳곳에서 이어졌고, 승부가 걸린 만큼 긴장감도 맴돌았다.
대회에서 사용한 윷은 일반 윷과 개수와 모양이 조금 다르고 제비뽑기 방식을 응용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이 말판 위 말들을 옮기는 동시에 참가자들이 머릿속으로 말판을 상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북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즐기는 놀이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약간의 창의력과 배려만 가미한다면 그리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에서는 7연승을 이어온 B조의 1위였던 성주팀을 극적으로 꺾은 A조 1위 청도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각 팀 2위 영덕팀과 경주팀은 3, 4위 결정전 없이 공동 3위에 올랐다.
한 참가자는 “우승은 청도에서 거머쥐었으나 나머지 참가자들은 우승보다 더 큰 즐거움을 얻어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