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음향신호기는 여전히 먹통
속보 =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야 할 음향신호기가 본지 지적(본지 3월20일자 5면 보도)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고장 난 채 방치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다.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포항시의 관리 부족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음향신호기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과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교통 신호 상태나 상황 등을 소리로 알려주는 교통안전시설로, 포항지역 횡단보도에 278개가 설치돼 있다.
포항시는 지난 5월 2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음향신호기 유지보수를 하는데 사용했다.
또 시는 시청 콜센터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되는 음향신호기 고장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확인해본 결과 남구 송도해수욕장에 설치된 7개의 음향신호기는 여전히 작동되지 않았다. 버튼을 눌러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기기도 있고, 버튼 조차 눌러지지 않는 음향신호기도 존재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탄, 물병, 화분 등 각종 쓰레기로 둘러싸인 음향신호기도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음향신호기를 찾는 것 또한 힘들어 보였다.
같은 날 시내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북구 대흥동의 한 교차로.
이 곳 역시 음향신호기 2대가 고장 나 있었다.
음향신호기에 의지해야 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음향신호기 부재로 인해 사고에 노출될 수 있음에도 포항시가 상당기간 동안 이를 방치해 장애인들의 통행권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태환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장은 “비시각장애인은 신호등을 보고 신호를 알지만 시각장애인은 음향신호기의 소리를 듣고 신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음향신호기는 아주 중요한 시설이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적게 사용하는 음향신호기도 그들의 보행권 안전을 위해 반드시 작동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는 1년에 2번씩 신호등 관련 시설물 정기 점검을 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포항은 해풍이 불어 음향신호기의 고장이 많이 나는 편이다”며 “올해는 음향신호기 유지·보수작업을 하면서 예산이 부족해 일부 기기는 수리를 하지 못한 것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면 즉각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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