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스태프 대부분 ‘시각장애인’ “우리도 이 사회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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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스태프 대부분 ‘시각장애인’ “우리도 이 사회의 주인공입니다”

관리자 0 11692

그들이 영화에 뛰어든 까닭

<b>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 절찬리 연습 중</b> 시각장애인들이 28일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출입문에서 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의 한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 절찬리 연습 중 시각장애인들이 28일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출입문에서 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의 한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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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어디까지 왔어요? 빨리 와주세요.” 




28일 오전 울산시 동구 전하동에 있는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앞. 시각장애를 가진 정여동·이달막(59)씨 부부가 전자개폐식 출입문의 버튼을 찾지 못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문 밖에서 애타게 활동지원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활동지원사인 김경란씨(64)가 헐레벌떡 뛰어와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죠?”라며 어쩔 줄 몰라했지만, 약속 시간을 어긴 활동지원사에게 화가 난 정씨는 “됐어요. 그냥 들어갑시다”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우리동구장애인자활센터의 시각장애인들이 3월 중 제작할 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Blind Party)>의 한 장면을 연습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실명이다.



<블라인드 파티>는 정씨 부부가 자신과 같은 시각장애인 지인들을 집과 해변으로 초대하면서 겪게 되는 상황을 철저히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그린다. 영화는 정씨 부부와 지인들이 비장애인인 활동지원사 없이 집에서 처음으로 여는 국수파티에서 서로 부딪치는 등의 불편한 모습을 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두 번째 집에서 여는 닭백숙 파티에서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마지막 장면은 세 번째 파티다. 해변에서 여는 이 파티에서는 활동지원사와 시각장애인 모두가 어우러져 춤추고 노래하면서 더불어 사는 장면을 연출한다.



주연(정씨 부부)과 조연(김씨) 등 출연 배우는 모두 13명이고, 기획·연출·음향·조명·영상 등의 스태프들도 대부분 시각장애인인 자활센터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정씨는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하기는 하지만,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영화 대본을 쓴 이재현 자활센터 사무국장(49·시각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을 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은 더 이상 비장애인들이 일방적으로 만든 ‘복지서비스의 객체’가 아니라, 그들 사이에서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사회서비스의 주체’임을 알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자활센터는 약 6개월의 제작기간을 거쳐 총 30분짜리 영화를 만든다. 이미경 자활센터장(57·시각장애인)은 “지난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음성을 통한 ‘팟캐스트’에 도전했지만, 기대효과가 적었다”면서 “영상물에 익숙한 비장애인들의 특성을 감안해 이번에는 아예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활센터는 이 영화를 오는 10월 열릴 제주국제장애인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또 울산의 장애인쉼터 등지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상영하면서 시각장애인의 인권보호 및 자립 캠페인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014년 문을 연 우리동구장애인자활센터는 주로 장애인 교육·자립 상담과 활동지원을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시각·청각·지체 등 15가지 유형의 장애인 생활을 돕는 활동지원사들이 일하고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3010600025&code=940100#csidx8fee82cc971f5e5adc0337a94ab81e5 onebyone.gif?action_id=8fee82cc971f5e5adc0337a94ab81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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