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양말만 30켤레 샀다는 말 듣고…" 시각장애인 양말 개발한 대학생들 [스물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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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6 09:34
![리사이트는 의류 정보 전달 장치의 부재로 정보 격차를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의류 제품을 개발하는 가천대 소속 대학생 단체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동준 씨(26·경영학과), 문정현 씨(21·한국어문학과), 신서연 씨(21·심리학과), 이다빈 씨(21·경영학과), 김은결 씨(19·경영학과) [사진 제공=리사이트]](https://file.mk.co.kr/meet/neds/2021/07/image_readtop_2021_643403_16253580104704074.jpg)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시각장애인들과 만나면서 양말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어떤 분은 양말을 짝짝이로 신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흰색 무지 양말만 30~40켤레를 샀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면 어떤 걸 집어도 짝이 맞는다면서요."
지난달 이다빈 리사이트(re;sight) 대표(21)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말을 출시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의류 정보 전달 장치의 부재로 정보 격차를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사이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수행하는 글로벌 대학생 단체 '인액터스'의 가천대학교 소속 동아리다. 지난해 9월 경영학과 소속 이 대표와 문정현 씨(21·한국어문학과), 신서연 씨(21·심리학과), 허동준 씨(26·경영학과), 김은결 씨(19·경영학과) 등이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리사이트는 8개월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지난달 21일 와디즈 펀딩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말을 정식 출시했다. 펀딩은 시작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리사이트의 양말은 상단에 색상을 구분할 수 있는 스냅 단추를 달고, 밑바닥에는 미끄러운 장판에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미끄럼 방지 실리콘을 부착했다. 단추 1개는 흰색, 2개는 검정색, 3개는 진회색, 4개는 베이지색, 5개는 머스터드색으로 맞춰 시각장애인 스스로 단추 개수를 파악해 짝이 맞는 양말을 찾아 신을 수 있는 방식이다.
장애인들과의 면담을 주로 담당한 신씨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양말은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의류"라며 "보통 장애인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짝이 맞는 양말을 신는데, 시간이 없거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짝짝이로 신고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점자로 디자인 정보를 새기려고 했지만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점자 보급률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단추를 통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제품 홍보 업무를 맡은 김씨도 "대부분의 중증 시각장애인들은 옷의 색깔이나 무늬, 핏 등 비장애인이 당연하게 인식하는 정보를 주변인의 주관적인 묘사를 듣고 상상할 수밖에 없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옷을 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옷의 특징을 외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 이다빈 리사이트(re;sight) 대표(21)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말을 출시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의류 정보 전달 장치의 부재로 정보 격차를 겪는 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사이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수행하는 글로벌 대학생 단체 '인액터스'의 가천대학교 소속 동아리다. 지난해 9월 경영학과 소속 이 대표와 문정현 씨(21·한국어문학과), 신서연 씨(21·심리학과), 허동준 씨(26·경영학과), 김은결 씨(19·경영학과) 등이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리사이트는 8개월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지난달 21일 와디즈 펀딩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말을 정식 출시했다. 펀딩은 시작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리사이트의 양말은 상단에 색상을 구분할 수 있는 스냅 단추를 달고, 밑바닥에는 미끄러운 장판에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미끄럼 방지 실리콘을 부착했다. 단추 1개는 흰색, 2개는 검정색, 3개는 진회색, 4개는 베이지색, 5개는 머스터드색으로 맞춰 시각장애인 스스로 단추 개수를 파악해 짝이 맞는 양말을 찾아 신을 수 있는 방식이다.
장애인들과의 면담을 주로 담당한 신씨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양말은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의류"라며 "보통 장애인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짝이 맞는 양말을 신는데, 시간이 없거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짝짝이로 신고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점자로 디자인 정보를 새기려고 했지만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도 점자 보급률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단추를 통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제품 홍보 업무를 맡은 김씨도 "대부분의 중증 시각장애인들은 옷의 색깔이나 무늬, 핏 등 비장애인이 당연하게 인식하는 정보를 주변인의 주관적인 묘사를 듣고 상상할 수밖에 없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옷을 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옷의 특징을 외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품에 대한 장애인들의 반응도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허씨는 "선천적으로 전맹(시력이 '0'인 상태로 빛을 감지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사람들은 색 개념 자체를 알지 못한다"며 "하나는 하나끼리, 두 개는 두 개끼리 맞춰 착용하니 편하다는 반응이 주류"라고 말했다. 또 "'단추가 거슬릴 줄 알았는데 실생활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신을 수 있어 자존감 회복 차원에서도 큰 힘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아 일종의 시장성도 검증받았다"고 덧붙였다.
리사이트는 현재 OEM 방식으로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생산업체 선정 업무를 맡았던 문씨는 "미끄럼 방지 실리콘을 부착하는 과정이 특히 난항이었다"며 "점자 형태로 붙여 정보전달성을 높이려던 아이디어와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크기를 키워야 한다는 현장의 의견이 충돌해 의류 생산 에이전시를 거쳐서야 대행 가능한 공장을 찾을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리사이트의 향후 목표는 상·하의를 비롯한 다른 의류 제품 개발이다. 이 대표는 "리사이트가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가치는 '패션은 남녀노소,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시각장애인들에게 상의는 안·밖과 앞·뒤 구분이 어려워 목 뒤 라벨로 구분하는 게 최선이다. 이에 자체 제품뿐 아니라 기존 기성복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부착할 수 있는 정보전달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