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2편] 시각장애인 음성코드 못 넣는 건 예산 탓?..."처벌 없는 법 때문"
관리자
기사자료
0
957
2021.09.27 15:55
[앵커]
지방세 고지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코드를 넣는 규정이 시행된 지 아홉 달이 지났는데도 도입하지 않은 지자체가 많다는 사실,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지방세 고지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코드를 넣는 규정이 시행된 지 아홉 달이 지났는데도 도입하지 않은 지자체가 많다는 사실,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이유가 대체 뭔지 따져봤습니다.
지자체들은 예산 때문에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데,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가 중점 보도합니다.
지자체들은 예산 때문에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데,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가 중점 보도합니다.
[기자]
고지서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 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코드.
이 코드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한 업체가 개발해 정부 기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는 프로그램 구매를 미뤘습니다.
고지서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 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 코드.
이 코드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한 업체가 개발해 정부 기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는 프로그램 구매를 미뤘습니다.
[인쇄업체 : 그건(프로그램 구매는) 우리에게 권한이 없어요. 시·군이 그걸 못 사고 우리가 사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하더라고요.]
코드 도입을 하지 않은 지자체는 전국에 모두 50곳.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서라고 해명합니다.
[경상북도 경산시청 관계자 : 저희는 올해는 예산이 확보가 안 돼서 못 찍었고, 예산을 올해 세워서 내년에 나가는 고지서부터 음성인식 코드를 찍을 계획입니다.]
개발 업체가 제시한 값이 비싸 구매하기 어렵다는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청 관계자 : 아직 검토 중에 있는데, 프로그램 비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서….]
코드 생성 프로그램 가격은 3천만 원 정도이고, 매년 2∼3백만 원 정도 유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말 '예산 부족'이 문제일까.
각 지자체가 한 해 예산 중 쓰지 않고 남긴 금액을 뜻하는 '순세계잉여금'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2019년, 성남시의 순세계잉여금은 7천4백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성시 6천9백억 원, 하남시 2천3백억 원 등 경기 지역 지자체 대부분 천억 원 넘게 예산을 남겼습니다.
충남 논산시는 6백억 원, 강원도 동해시는 백3십억 원이었습니다.
50개 지자체에서 다 쓰지 않고 남긴 돈이 10조 원에 달합니다.
예산 부족이라는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창수 / 나라살림연구소장 : 지자체가 이미 잉여금도 60조 이상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부담되지 않고요. / 이미 작년 정도에는 예산을 편성해서 올해 문제가 없게….]
진짜 이유는 느슨한 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고지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행 규칙을 마련했지만, 별다른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제재하지 않으니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예지 / 국민의힘 의원 : 당연한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시행규칙이 개정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미이행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모색도 강구해야 합니다.]
장애인 단체는 유명무실한 법이 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을 만들어 강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고지서 등 대안을 넓혀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코드 도입을 하지 않은 지자체는 전국에 모두 50곳.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서라고 해명합니다.
[경상북도 경산시청 관계자 : 저희는 올해는 예산이 확보가 안 돼서 못 찍었고, 예산을 올해 세워서 내년에 나가는 고지서부터 음성인식 코드를 찍을 계획입니다.]
개발 업체가 제시한 값이 비싸 구매하기 어렵다는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청 관계자 : 아직 검토 중에 있는데, 프로그램 비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어서….]
코드 생성 프로그램 가격은 3천만 원 정도이고, 매년 2∼3백만 원 정도 유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말 '예산 부족'이 문제일까.
각 지자체가 한 해 예산 중 쓰지 않고 남긴 금액을 뜻하는 '순세계잉여금'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2019년, 성남시의 순세계잉여금은 7천4백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화성시 6천9백억 원, 하남시 2천3백억 원 등 경기 지역 지자체 대부분 천억 원 넘게 예산을 남겼습니다.
충남 논산시는 6백억 원, 강원도 동해시는 백3십억 원이었습니다.
50개 지자체에서 다 쓰지 않고 남긴 돈이 10조 원에 달합니다.
예산 부족이라는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창수 / 나라살림연구소장 : 지자체가 이미 잉여금도 60조 이상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부담되지 않고요. / 이미 작년 정도에는 예산을 편성해서 올해 문제가 없게….]
진짜 이유는 느슨한 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고지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행 규칙을 마련했지만, 별다른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제재하지 않으니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예지 / 국민의힘 의원 : 당연한 납세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시행규칙이 개정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미이행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모색도 강구해야 합니다.]
장애인 단체는 유명무실한 법이 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을 만들어 강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고지서 등 대안을 넓혀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