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권법으로 두려움과 맞서세요!” 시각장애인도 ‘맞춤형’으로 무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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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13:11

시각장애인 김주성 씨(왼쪽)가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구은정 작가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중 ‘호권’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앞에 적이 있습니다! 오른손 ‘호랑이의 발톱’을 사선으로 내리치세요!”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연습실. 시각장애인 김주성 씨(37)가 오디오북 안내에 따라 열 손가락에 끼운 호랑이 발톱 모양의 장갑으로 가상의 적을 무찌른다. 시력은 잃었어도 적을 단숨에 무찌를 수 있는 ‘호권(虎拳·호랑이 권법)’의 고수가 된 기분이다.
호권은 진흥원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비대면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용사의 무기’ 중 하나다. 이날 김 씨를 비롯한 3명의 시각장애인은 이 프로그램의 시연 워크숍에 참여해 호권, 사(蛇·뱀)권, 학(鶴)권 등의 각종 무술 동작을 체험했다.
김 씨는 “평소 몸을 많이 움직일 기회가 없었는데 용사의 무기 프로그램은 무술까지 가미해 운동도 되고 노는 재미도 있다”며 “무술처럼 장애인이 접하기 힘든 영역을 접목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