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화된 무인 시스템 시각장애인에게는 그저 '차가운 유리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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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13:57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
#얼마 전 기차를 타기 위해 서대전역에 방문했던 박미경(47) 씨는 자판기를 사용하지 못해 빈손으로 기차에 올라야 했다. 박 씨가 사용했던 자판기는 기존 제품과 달리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결제를 하는 최신식 자판기였다. 자판기에 점자 서비스가 없어 어느 위치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없던 박 씨는 여러 번 결제를 시도했으나 결국 음료를 구매하지 못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도로 무인 시스템 도입이 증가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무인 기계들이 점자 표시나 음성 안내 서비스 없이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치돼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드 단말기나 주문표를 받을 수 있는 위치가 제각각이고, 정해진 시간 내에 주문을 하지 못하면 다시 첫 화면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주변의 도움 없이는 주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편리함 증진을 위해 무인 기계들이 곳곳에 설치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그저 차가운 유리 벽에 불과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인 자동화시스템이 시각장애인에게 차별과 배제의 장벽이 되고 있다며 장애인 접근성 향상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소외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무인 시스템 개발 단계부터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가게에서 주문은 물론, 일반 자판기조차 사용이 어려워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 없이는 사용 할 수 없다"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무인시스템 확산으로 인해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인지하고 디지털 문화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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